제임스 더글라스 배런이 쓴 <임신한 아내를 위한 좋은 남편 프로젝트>를 보면 첫 번째 파트부터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아내에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말 10가지’가 나온다. “확실해?” “어떻게 알았는데?” “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언제 임신이 된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길 바라?” “하늘이 노랗다. 엄청난 책임감이 느껴지는데” “일단 마음 좀 정리하고 얘기하자” 등. 이어서 저자는 이미 첫 반응에서 망쳤다면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로맨틱한 장소에 아내를 불러내 꼭 안아주고 마음을 표현한다거나 자신을 지켜주고 지원해줄 것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아내에게 늘 아기와 아내 곁에 있어줄 것임을 분명하게 말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행동은 아내가 임신 후 남편의 첫 반응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첫 반응에서 서운하게 했다면 그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편들은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나중에 아내가 참다못해 이야기하면 “내가 언제 그랬느냐” “그걸 아직도 담아두고 있었느냐”며 도리어 속 좁은 아내로 만들기 일쑤. 무엇이 임신한 아내를 서운하게 만들었을까? 나는 잘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남편도 한 번쯤 임신한 아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자주 갖고, 수시로 대화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의외로 실수하기 쉬운 것이 많고, 충분히 남편이 해줄 수 있는 거지만 말 안 했으면 못해줬을 법한 것도 있다.
임신한 아내가 바라본 좋은 남편과 나쁜 남편, 말로는 거창해 보여도 알고 보면 특별한 게 없다. 사소한 말실수, 무심한 행동에서 오는 서운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 현재로써는 아기가 태어난 후 아이를 함께 양육해야 하는 아빠의 책임감과 부담보다 아기를 배 속에 두고 열 달 동안 키워야 하는 아내가 더 힘들고, 조심해야 하며 안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내를 우선하는 게 내 아이를 위하는 길이고, 아빠를 위하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임신한 아내에게 좋은 남편이 되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내도 아이를 가졌다고 해서 폭군처럼 남편을 부려먹지 말고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속상하고 우울한 감정이 있을 땐 진심을 담아 대화를 시도하고, 그때그때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운하고 바라는 감정은 나만 아는 불편한 마음일 뿐이다. 부부가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 엄마가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배 속 아기에겐 가장 좋은 태교가 아닐까. 임신한 아내가 원하는 좋은 남편, 원하지 않는 나쁜 남편. 조금은 치사하고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엄마들은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실제 사례를 토대로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정리해봤다.
♠ 반복되면 참기 힘들어요! 나쁜 남편